의식의 흐름대로 첫사랑이 잊혀지기 어려운 이유
첫사랑은 잊기 어렵다
여기서 내가 말하려는 첫사랑은 어릴적 서로 좋아 연애하는 그런 모습이 아니다.
정말 사랑이다.
좀 더 쉽게 얘기하자면 같이 살고, 같은 밥을 먹고, 같은 침대에서 일어나고, 아침에 잠에서 깨어 서로의 눈을 바라보다 같이 일어나 하루를 맞고, 동반자와 같은 그런 첫사랑이다.
물론 위와 같은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점 점 개방되어가는 사회 문화에서 그 수는 조금씩 증가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나의 첫 사랑을 잊지 못한다.
그녀는 나의 일부였고 나 역시 그녀의 일부였다.
서로 즐거움을 같이 나누었고, 같은 슬픔을 나누었으며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알 수 있는 정도였다.
나는 그녀에게서 내가 느끼던 공허함을 매꾸었고 행복했다.
그녀는 내가 힘들 때 항상 옆에서 응원해주었으며 또 나를 챙겨주었다.
정말 많은 사랑을 나에게 배풀었다.
그리고 난 그랬던 그녀에게 지금도 감사함을 느낀다.
잊지 못하는 이유1
나에게 그러한 순수한 손길을 내어준 여자는 그녀가 처음이다.
처음엔 그저 밖에서 만나 식사를 하고 웃고 즐기는 연애와 같았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같이 지내기 시작했다.
서로의 민낯을 보고 시간이 지나 민낯이 자연스러운 거리가 되었다.
우리는 서로를 챙겨주었다.
귀찮은 일, 음식, 여러 행동 등..
잊지 못하는 이유2
아침에 눈을 떳을 때 그녀가 날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그런 그녀를 보았고 그녀의 눈빛 속에서 사랑과 고민을 느꼈다.
그럼 나는 아무말 없이 그녀를 내 품으로 안았고 그녀는 내 품으로 들어와 나를 안았다.
나는 내 심장 소리를 전해주며 그녀의 이마에 작은 키스를 전달했다.
잊지 못하는 이유3
집으로 돌아갔을 때, 그녀는 하던 일을 멈추고 나에게 와 안기거나 뽀뽀를 해주었다.
내게 오지 못할 상황일 땐 내가 다가가 안거나 가벼운 뽀뽀를 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작은 것들이지만 그런 것들을 통해 행복을 느꼈고 그녀도 같은 행복을 느끼는 것 같았다.
잊지 못하는 이유4
피곤하다는 말을 하고난 뒤 몇 일이 지나지 않아 과채주스가 나에게 전해졌다.
내가 잠에서 깨기 전 믹서기로 갈거나 정 피곤할 것 같을 때엔 전 날에 갈아두었다가 아침에 덜 뜬 눈으로 내게 과채주스를 가져다 주었다.
처음엔 솔직히 많이 반기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먹는 일이 당연한 일이 되었고 고마움을 느꼈다.
나도 시간이 날 때엔 과채주스를 만들어 주었고, 생리가 오기 전에는 생리통에 좋은 것들을 그녀에게 먹였다.
잊지 못하는 이유5
잠을 잘때에 같은 침대 위에 누워 서로 눈을 감은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나는 내 팔을 베개삼아 누워있거나 내게 몸을 틀어 잠을 잤다.
여름을 제외하면 대부분 살이 붙어있는 상태로 잠에 들었다.
나의 코골이가 심한대도 그녀는 내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잊지 못하는 이유6
밖으로 나갔을 때에는 대부분 손을 잡고 다녔다.
처음에는 멋쩍어서 조금씩 내뺐지만 점점 내가 더 많이 잡고 다녔다.
길을 걸어다닐 때 조금 떨어져있어 손을 잡지 못하면 가면서 힐긋 힐긋 바라보았다.
잊지 못하는 이유는 그 때 주고 받았던 그 사랑이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가슴 속에 텅빈 공간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 그 때 나누었던 사랑을 되뇌이면 어느 순간 텅 비어있던 공간은 가득 체워져있다.
그녀와 헤어질 때 우리는 서로 크게 싸우거나 하지 않았다.
내가 나의 꿈을 찾기 위해 이동할 준비를 하면서 서로 멀어지게 되었는데, 우리는 서로 진지하게 우리 헤어져라고 한 적은 없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듯 서로 멀어지게 되었고 어느순간 헤어졌다는걸 서로 체감했다.
나는 그동안 같이 지내왔던 집에 혼자있을 그녀의 모습에 미안함을 느꼈지만 돌아가지 않았고, 다시 혼자가 된 그녀에게 미안함 마음으로 할 말이 없는 죄인의 느낌마저 들었다.
나와 헤어지고 많이 힘들었으며 울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죄책감에 어떠한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어느날 그녀가 힘을 내어 잘 지낸다는 소식과 새로운 남자친구를 만나고 있다는 소식에 나는 진심으로 기뻤다.
그녀가 괴로워하지 않는다는 것에 기뻤으며 동시에 내가 들떳다.
마치 나의 가족에게 좋은 일이 일어난 것처럼 안심이 들었다.
그녀와 나는 짧지만 어찌보면 간단한 연애보단 가족에 더 가까웠을지도 모른다. 가족처럼 같이 생활하고 서로를 챙겨주었으니까.
나는 정말로 그녀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그녀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발전된 모습을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 잊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