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정적인 부분에서 모자란 점이 매우 컸다.
처음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죽음에 대한 슬픔 혹은 아쉬움을 느끼기 어려웠다.
주변인들이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역시나 같았다.
나도 모르게 내 스스로 감정의 문을 닫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제 친했던 형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넜다는 소식을 듣고 힘들었다.
나는 흐느끼며 울었다.
그 형의 가족들도 떠오르고, 함께 보낸 시간들도 떠오르고, 목소리, 미소, 웃음들까지 떠오르더라.
나한테는 정말 좋은 형이었고 남들에게도 항상 예의가 바른 사람이었다.
죽음이라는건 정말 당연한 일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소식에 말문이 막혔다.
순간 내 가족 그리고 나도 언제 어느순간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걸 상기했다.
그동안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표현을 자주 하지 않았던게 미안하고 목소리가 듣고싶었다.
통화를 하며 목소리를 들으니 너무 반갑더라, 당장이라도 한국에 돌아가고싶을만큼, 가서 같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식사도 같이하고 시간 자체를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는 해외에 살기 전엔 내가 해외에서 계속 살고싶을 줄 알았는데 막상 나와서 약 3년을 지내다보니 가족들과 함께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더라. 가족은 어떠한거와도 바꿀 수가 없다. 미소, 웃음, 목소리, 몸짓..존재 자체가 너무나도 아름답고 소중한 사람들이다.
사랑이라는걸 이해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린거같다.
이전부터 차가운 사람, 감정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이제는 그 감정이라는걸 배우고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오늘은 내가 좋아했던 친구들한테 감사의 인사를 전하려고 한다.
한 순간, 한 순간들을 돌이켜보면 참 감사한 사람들이다.
스카이다이빙 회사에 지내면서 매 해마다 한 두명씩 아는 사람들을 보냈다.
그냥 알던 사람들부터 가까운 사람들까지... 위험한 스포츠이니 사고가 났을 때 다치는 경우가 많고 심할경우 사망하는 일이 생긴다.
솔직히 이제는 누군가 다치는걸 그만보고싶다.
내가 준비가 되었을 때엔 이 업계에서 떠날 생각도 가지고있다.
그 때가 한국으로 가는 시간이 될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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